필자의 말

  어 표현, 특히 조동사 표현이 어려운 까닭은 영어 자체가 계속 변화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가 다른 점은 발음만이 아니라 문법도 해당한다. 과거에는 확실히 구별해서 사용하던 유사한 뜻에 대한 표현들을 점점 구별하지 않게 되거나 하면서 하나의 표현이 여러 가지 뜻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원래는 여기에 쓰는 표현이 아니지만 허용한다.”고 보면 될 듯싶다. 그래서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영국식 영어의 경우 이것과 저것의 표현을 확실하게 구별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식 영어의 경우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는 것 같으면 둘 다 맞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표현을 교정해준 사람들은 뉴질랜드와 아일랜드 출신으로 그들은 거의 정확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한다. 따라서 필자의 글 또한 영국식 영어를 기준으로 되어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길 바란다.

2. 추측표현의 과거, 현재와 미래

  추측 표현의 과거 현재와 미래는 생각보다 헛갈리기 쉬운데 그 이유는 추측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조동사들인 might나 could가 그 단어 하나만 놓고 볼 때 현재형이 아니라 과거형의 형태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추측이나 불확실성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로 하여금 말할 때마다 시제를 어떻게 써야 할 지 헛갈리게 만든다. 표현들을 간단히 정리하기 위해 아래 그림을 보자.(클릭해서 확대하시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단히 정리한다고 했는데 안 간단할 지도 모르겠다.(음...) 그림은 크게 조동사(modals)를 사용한 표현과 부사(adverbs)를 사용한 표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조동사 표현은 말하는 사람이 내용에 대해 얼마나 확신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또한 그 어느 시점에 관한 추측인가에 따라서 구분해놓았다. 이번에는 확신성을 기준으로 시제 순에 따라 설명하고자 한다.

1) 100% 확신, 기정사실의 경우

  헛갈릴 필요 없다. 100% 확신하는 내용은 우리가 늘 하는 일반 서술이다. “그랬어.”, “할 거야.” 단정 짓듯이 과거, 현재, 미래의 표현을 하면 그만이다.

ex) She was a teacher. 그녀는 선생님이었어.

2) 95% 확신의 경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임에 틀림없어.”에 해당하는 경우다. 이 “틀림없다.”를 표현하는 조동사가 바로 must다. “아님에 틀림없다.”는 당연히 mustn't, 즉 must not이면 그만이다. must의 경우 명령과 확신 모두에 쓰이기 때문에 마스터하지 못 하면 해석할 때는 문맥에 따라 적당히 맞춰 넘어가기 쉬워도 말할 때는 제대로 못 해서 우물거릴 경우가 많다. 현재에 대한 확신을 말할 때 must에는 be동사가 이어진다. 상태표현인 be가 아니라 행위 표현인 do, 즉 현재의 행위에 대한 추측은 당연히 지금 하고 있는 행위니까 must be ~ing, “~하고 있음에 틀림없어.”가 되는 것. 주의하자. 현재 표현에서 must do를 쓰면 지난 시간에 다룬 명령, 요구와 같은 절대적 필요성의 표현이 되어버린다.

ex) He must be sleeping now. 그는 지금 분명 자고 있을 거야.

ex) He must sleep now. 그는 지금 당장 자야 돼.

  확신을 뜻하는 must의 과거는 must have p.p.로 표현한다. should나 must와 같이 특정한 의미표현에 쓰이는 조동사들은 과거시제를 표현할 때 스스로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에 오는 동사가 현재완료(present perfect) 형태로 변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ex) She must have been a teacher 그녀는 선생님이었음에 틀림없어.

ex) He must have slept until just a few minutes ago. His hair is messy. 그는 조금 전까지 자다 나온 게 분명해. 머리가 엉망이잖아?

  미래에 대한 확신은 어떨까? 아쉽게도 must를 미래시제에 사용할 방법도, 대체할 조동사도 없다. 대신에 확실성을 나타내는 부사를 넣어서 “분명히, 아마도 ~ 할 것이다.” 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강한 확신을 나타내는 부사로는 definitely, probably가 있다.

ex) He definitely will sleep right after he gets home. 그는 분명 집에 가자마자 잘 거야.

3) 50% 확신의 경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하지만 왠지 그럴 것도 같은, 굳이 말하자면 “일 수 있겠지.”, “일 지도 몰라.”와 같은 가장 일반적인 추측과 예상의 표현이다. 여기에 쓰는 조동사는 may, might, could이다. might는 조동사 may의 과거형, could는 can의 과거형이라 시제가 헛갈릴 수도 있는데, 간단히 말해 may, might, could 셋 다 현재의 불확실성을 뜻한다. 다만, 본래 might가 may보다, could가 might보다 조금 더 불확실한 의미가 담긴 표현이라는 점은 기억해 두자. 아무튼 아래 셋은 거의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ex) He may know. / He might know. / He could know. 그가 알지도 몰라.

ex) She may be a teacher. / She might be a teacher. / She could be a teacher. 그녀는 선생님일지도 몰라.

  당연한 얘기지만, 현재 행동에 대한 추측은 대화상대인 you에게는 쓰지 않는다. 당장 눈앞에 있는 사람의 행동은 뻔히 보고 있는 것이니까. 이러한 추측표현의 과거 역시 have p.p.를 붙여주면 된다.

ex) She may have gotten lost. / She might have gottten lost. / She could have gotten lost. 그녀는 길을 잃었던 것일 지도 몰라.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본래 may와 might의 확실성에 차이가 있듯, may have p.p.와 might have p.p. 역시 차이가 있으며 그 차이는 문맥에 따라서, 혹은 구어와 문어에 따라서 아직까지도 분명하다는 것이다. oxford에 따르면 may have p.p.는 사건이 과거에 일어났는지 일어나지 않았는지 잘 모를 경우에 사용하는 일반 추측이고, might have p.p.는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그렇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할 때나(흔히 말하는 가정법 과거) 과거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었으나 일어나지 않은 경우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고 분명히 구분되어 있다. 이처럼 가정법 과거나 과거의 실패한 가능성을 말할 때에는 무조건 might have p.p.를 사용해야 하며 이는 may have p.p.로 대체될 수 없다. 아래 두 번째의 표현이 이에 해당한다. (차후에 가정표현을 다루면서 다시 보도록 하자.)

ex) Two people may have drowned in the accident. 그 사고로 두 사람이 익사했을 수도 있다.(추측. 익사 여부를 아직 모름.)

ex) Two people might have drowned in the accident. 그 사고로 두 사람이 익사할 뻔 했다. (익사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음.)

  일반 추측의 미래 표현은 may와 might를 그대로 쓴다. 왜냐, 미래란 불확실성이고 추측은 그 자체로 불확실성이니까.

ex) It may rain tomorrow. / It might rain tomorrow. 내일 비가 올 지도 몰라.

4) 5% 확신의 경우

  5% 확신이란 말이 5% 확신이지 결국 아닐 거라는 얘기이다. “그럴 리 없어.”에 해당하는 표현이라고 하겠다. 매우 단순하다. can't가 이에 해당한다. can't 역시 must처럼 do와 같은 행위 동사를 현재 추측으로 쓸 수 없는데

ex) She can't be a teacher. 그녀가 선생일 리 없어.

  과거 표현의 경우 절대 couldn't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과거에 대한 강한 부정의 추측, 즉 “~이었을 리가 없어.”은 can't have p.p.로 표현한다.

ex) She can't have been happy to hear that. 그 얘길 듣고 그녀가 좋아했을 리가 없어!

  미래에 대한 부정적 확신 역시 딱히 쓸 수 있는 조동사가 없다. 이때도 미래에 대한 확신 표현과 마찬가지로 부사를 쓰는데, “거의 ~아닐 것이다.”, “~할 것 같지 않다.”의 뜻을 가진 부사 unlikely 를 사용하면 된다.

ex) He's unlikely to find out the treasure. 그가 보물을 찾아낼 것 같지는 않아.

ex) I'm sorry to tell you this but, she's unlikely to recover. 안됐지만, 그녀는 회복될 것 같지 않아.

5) 0% 확신, 즉 아닌 사실에 대한 경우

  아닌 건 아닌 거다. 100%의 경우처럼 이번에는 아니라고 딱 단정해서 말하면 그만이다.

ex) She was not a teacher. 그녀는 선생님이 아니었어.

6) 부사를 이용한 표현들

  조동사가 아니라 부사를 이용해서 표현할 경우 표현이 매우 단순해진다. 쉬워서 말로 써먹기 쉽다. 그림에 예로 든 maybe, perhaps, possibly, likely 같은 부사를 넣고 문장만 완성시키면 된다. maybe, perhaps와 같은 부사는 말 그대로 ‘아마도’ 수준의 중립적인 표현인 반면에 possibly, likely 같은 부사는 그보다 높은 가능성을 나타내며 보다 강한 확신을 나타내고 싶으면 앞에 very와 같은 수식어를 넣어 강조할 수도 있다.

ex) Maybe he is the man who you're looking for. 그가 네가 찾는 사람일지도 몰라.

ex) Perhaps I spoke too soon about our project.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서 너무 빨리 말한 걸지도 모르겠다.

ex) Global warming is very likely to have a human cause. 지구 온난화는 사람 탓일 가능성이 높지.

  역시나 쓰면서 공부한다고 쓰는 동안 잊었던 것을 다시 떠올리고,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은 또 정정하게 된다. 아무래도 이 연재를 통해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필자 자신인 듯하다. 다음 회에는 말 나온 김에 3절에서 나온 가정표현을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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